"아버지가 TV 소리를 자꾸 키우세요." "어머니와 대화하기가 점점 힘들어져요."
가족의 청력 저하를 느끼는 순간, 덜컥 걱정이 앞섭니다. 세상의 소리와 단절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외로움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해결책이 바로 '보청기'이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에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 또한 얼마 전 부모님의 보청기를 알아보다가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놀랐던 경험이 있습니다. 양쪽 귀에 모두 착용하려면 수백만 원은 족히 필요했으니까요. 하지만 포기하기는 이릅니다. 바로 국가에서 최대 131만 원까지 보청기 구매 비용을 지원 해주는 '보청기 보조금(장애인 보장구 급여)'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잘 몰라서 놓치거나,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져 포기하는 보청기 정부 보조금 신청 방법 을 A부터 Z까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글 하나만으로 부모님께 선명한 세상을 선물해 드릴 수 있을 겁니다.
누가 지원받을 수 있나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누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보청기 보조금은 단순히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 조건은 바로 '청각장애인'으로 등록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지원 대상 :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각장애인으로 등록된 사람
즉,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첫걸음은 병원에서 정확한 청력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관할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에 청각장애 등록을 신청하는 것입니다.
이때,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본인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일반 청각장애인 : 건강보험 가입자 중 일반 대상자
- 의료급여 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청각장애인
본인이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해당하는지 확실하지 않다면, 주민센터에 문의하여 정확히 확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지원금액, 얼마나 받을까요?
가장 궁금해하실 지원금액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부는 보청기 구매와 관련된 비용을 크게 3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지원합니다.
- 보청기 제품 구입비 : 최대 910,000원
- 초기 적합관리비 : 최대 200,000원
- 후기 적합관리비 : 최대 200,000원
이를 모두 합하면 총 1,310,000원 이 됩니다. 하지만 이 금액을 모두가 전액 지원받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대상 구분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발생합니다.
구분 | 총 급여액 (A+B+C) | 본인부담금 | 최종 지원금액 |
---|---|---|---|
일반 청각장애인 | 1,310,000원 | 10% (131,000원) | 1,179,000원 |
의료급여 수급권자 | 1,310,000원 | 0% (0원) | 1,310,000원 |
표에서 보시다시피, 일반 청각장애인은 총금액의 90%인 117만 9천 원을,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00%인 131만 원 전액을 지원받게 됩니다. 이 지원금은 5년에 한 번씩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신청 절차 5단계
"절차가 너무 복잡할 것 같아요." 라고 생각하며 지레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직접 부모님을 도와 진행해보니, 순서만 제대로 알고 따라 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래 5단계만 기억하세요.
1단계: 이비인후과 방문 → 청각장애 진단 및 등록
가장 먼저 할 일은 신분증을 가지고 이비인후과 에 방문하는 것입니다. * 1차 방문 :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 등 정밀 검사를 통해 현재 청력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습니다. 검사 결과, 청각장애 등급 기준에 해당하면 병원에서 '장애진단서'를 발급해 줍니다. * 주민센터 방문 : 발급받은 장애진단서와 필요 서류를 가지고 관할 주민센터 에 방문하여 청각장애 등록을 신청합니다. 보통 심사 기간을 거쳐 2주~4주 내에 '장애인 복지카드'가 발급됩니다.
2단계: 이비인후과 재방문 → 보장구 처방전 발급
청각장애 등록이 완료되고 복지카드가 나왔다면, 다시 처음에 방문했던 이비인후과로 가야 합니다. * 2차 방문 : 의사에게 청각장애 등록 사실을 알리고 '보장구 처방전' 을 발급받습니다. 이 처방전이 있어야 보청기 구매 시 보조금 신청이 가능하므로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3단계: 보청기 센터 방문 → 보청기 선택 및 구매
이제 '보장구 처방전'을 가지고 보청기를 구매할 차례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정식으로 등록된 보청기 판매점(센터) 에서 구매해야만 급여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보청기 센터 방문 : 전문가와 상담하여 본인의 청력 상태, 생활 환경, 예산에 맞는 보청기를 선택합니다. * 서류 수령 : 보청기 구매 후, 센터에 반드시 '세금계산서' 와 '보청기 급여비 지급청구서' 등 보조금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요청하여 챙겨두어야 합니다. 보통 센터에서 알아서 꼼꼼히 챙겨주지만, 본인이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단계: 이비인후과 마지막 방문 → 보장구 검수확인서 발급
보청기를 구매했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가장 헷갈리기 쉽고 놓치기 쉬운 단계가 남았습니다. * 3차 방문 : 보청기 구매일로부터 정확히 1개월이 지난 후 , 구매한 보청기를 착용하고 이비인후과에 다시 방문해야 합니다. * 검수 확인 : 의사는 구매한 보청기가 처방에 맞게 잘 적용되었는지, 착용 후 청력 개선 효과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보장구 검수확인서' 를 발급해 줍니다. 이 서류가 없으면 최종 환급이 불가능하니 꼭 기억하세요.
5단계: 건강보험공단에 서류 제출 → 급여비 환급
이제 모든 서류가 준비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서류들을 모아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제출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 제출 방법 :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또는 온라인(The건강보험 앱 등)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 환급 : 서류 심사가 완료되면 보통 2주 이내에 본인이 신청한 계좌로 보조금이 입금됩니다.
신청 전 필수 체크리스트
과정이 길어 보이지만, 필요한 서류만 잘 챙기면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최종 제출 전 아래 서류들이 모두 준비되었는지 확인해 보세요.
단계 | 발급 기관 | 필수 서류 |
---|---|---|
청각장애 등록 | 이비인후과 | 장애진단서, 검사 결과지 |
보청기 처방 | 이비인후과 | 보장구 처방전 |
보청기 구매 | 보청기 센터 | 세금계산서 , 보청기 급여비 지급청구서 |
구매 후 검수 | 이비인후과 | 보장구 검수확인서 |
최종 제출 | 본인 | 신분증, 복지카드 사본, 통장 사본 |
꼭 알아두세요!
- 선(先) 구매, 후(後) 환급 : 보청기 보조금은 먼저 본인 돈으로 보청기를 구매한 후, 나중에 서류를 제출하여 환급받는 방식입니다.
- 5년 주기 : 보청기 보조금은 5년에 한 번씩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양쪽 귀 지원 : 19세 미만 청각장애인의 경우, 조건 충족 시 양쪽 귀 모두 지원받을 수 있으며 금액도 더 높으니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세상의 소리를 다시 선명하게 듣는 것은 삶의 질을 바꾸는 중요한 일입니다. 처음에는 병원과 주민센터, 보청기 센터를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과정이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 131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글이 부모님께, 혹은 소중한 사람에게 '소통의 즐거움'을 선물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마시고, 오늘부터 첫걸음을 시작해 보세요.